성공의 은밀한 속삭임 ! ‘휴식’(休息)

‘시간 기근(time famine)’에 시달리는 현대인

요즘 사람들은 너무나도 바빠서 늘 시간이 없다. 친한 사람과 전화로 ‘밥 한번 먹자’고 해놓고는 1년이 훌쩍 지나가는 경우도 있다. “시간 없다”가 수시로 튀어나온다. 게다가 시간에 쫓기고 업무에 치여 만성 피로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진정 우리는 무엇을 향해 이리 달려가고 있는 것일까? 잠시 ‘시간’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비행기, 전화기가 없던 시절에 비해, 현대 사회는 최첨단 과학 기술에 힘입어 비행기, 철도, 자동차를 이용하여 비약적으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으며, 전화, 이메일, 컴퓨터, 자동화 등으로 업무를 보다 수월하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생산성도 꾸준히 향상시켜 왔다. 이처럼 과거에 비해 업무 시간 단축이 비약적으로 이루어졌으면 일하는 시간이 대폭 줄어들어 시간이 남아야 하는데, 오히려 시간에 쫓기고 왜 더 바빠지는 것일까? 인생 ‘80살’이라고 생각해 보면 주어지는 시간이 무려 ‘70만 시간’인데, 우리는 ‘시간’이라는 녀석을 진정 무엇을 위해 어떻게 쓰고 있는 것일까?

피로사회! 혹 내가 가해자

눈코 뜰 새 없어 맑은 하늘 한번 바라볼 틈도 없이 허덕임과 조급함에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 이 시대는 그야말로 ‘피로 가속화 사회’이다. 재독 철학자 ‘한병철’은 그의 저서 ‘피로 사회’에서 사람들은 더 잘할 수 있고, 더 성공할 수 있다는 ‘긍정’을 강요하면서 자신을 착취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왠지 쉬면 경쟁에서 뒤처질 것 같기에, 우리는 스스로를 더욱 채찍질하며, 정신없이 피로에 휩싸여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그러하기에 우리들 모두는 휴식을 훔쳐 가려는 현대 사회의 ‘피해자’이면서 나도 모르게, 의도치 않게 나 자신을 스스로 착취, 학대하는 ‘가해자’가 되어 가는 안타까운 모습을 까마득히 잊고 있는지도 모른다.

휴식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새카맣게 타버리기 전 토스트처럼 갈색빛을 뜻하는 의미로 그만큼 현대인들의 일상화된 피로를 반증하고 있다.
예전에는 번아웃을 대수롭지 않게 그저 피로이겠거니 생각하는 때가 많았다. 하지만 2019년에 세계보건기구(WHO)는 번아웃 증후군을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만성 직장 스트레스’로 규정했는데, 이는 의학적 질병은 아니지만 제대로 알고 관리해야 하는 직업 관련 증상 중 하나로 인정한 것이다. 호시탐탐 우리의 휴식을 빼앗으려고 혈안이 되어있는 현대 사회 속에서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시간은 늘 부족하다. 내일은 또다시 바쁘고, 바쁨을 재촉하기에, 결코 휴식은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 내가 선택하지 않는 한 영원히 내게로 오지 않는 묘한 녀석이다. 지금, 이 순간 나 자신을 관조해 보자. 어떤 느낌이 드는가?

휴식은 과학이다

그런데 휴식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휴식하면 사치스럽다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빈둥거림 또는 그저 일하지 않는 상태가 연상된다면 이는 휴식에 대한 편견과 오해다.
아울러 휴식을 취하는 방식 역시 중요한데, 그 바쁜 시간 쪼개서 12시간 잠을 잤는데도 영 피곤이 풀리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쉬어도 왠지 쉰 것 같지 않은 느낌이 들 때도 있지 않은가? 즉 몸만 편히 쉬면 피로가 풀리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뇌’ 피로를 간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시도 쉬지 않고 일하고, 과도한 경쟁 구도 속에서 우리의 뇌는 피로로 가득 차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한 소파에 누워 채널을 돌려가며 TV를 본다든지, 술에 흠뻑 취하는 등의 수동적인 휴식 활동은 자칫 반쪽짜리 휴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니 추호도 오해 없기를 바란다. 다만 그 순간은 좋을 수 있으나 더 피곤해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요즘 디지털, 휴대폰으로 인한 피로 역시 만만치 않다. 이처럼 쉬겠다고 하면서 무작정 쉰다고 해서 심신이 회복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따라서 ‘의도된 휴식’, ‘능동적인 휴식’이 녹여져야 비로소 최고의 휴식이 될 수 있다.

쉼표의 힘

메이저리그 전설적인 홈런타자 베이브 루스는 “삼진은 홈런으로 가는 길”이라고 했다. 실제 그는 714개의 홈런포를 쏘았지만, 무려 1,330번의 삼진이 있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잘 모른다. 마찬가지로 각 분야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세계 최고가 되려면 1만 시간의 고된 연습과 1만 2,500시간의 ‘의도적인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아는가?

또한 우리는 인공 지능 시대,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 이 시대에 필요한 것 중의 하나는 바로 ‘창의’이다. 창의와 휴식은 매우 이질적인 단어 같지만, 동전의 앞뒤처럼 매우 밀접하다. 아르키메데스가 ‘유레카’라고 외치던 그 순간, 그리고 뉴턴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알아낸 그 순간을 보자. 과연 이들이 책상 앞에서 머리를 쥐어짜며 바쁘게 ‘일’하는 순간이었을까?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휴식’을 취할 때였다. 아르키메데스는 머리를 식히기 위해 들어간 목욕탕에서 유레카를 외쳤으며, 뉴턴은 사과나무 밑에서 누워있다가 떨어지는 사과를 보며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다. 단 여기서 유념할 것은 우연은 결코 그냥 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늘 화두를 들고 있기에, 그만큼 간절하기에 이와 같은 일들이 절묘하게 생긴다. 이뿐만이 아니다. 빌 게이츠는 일주일 동안 외딴 오두막에 틀어박혀 홀로 시간을 보내지 않는가? 영국의 처칠 총리는 휴식은 위대한 사상의 원천이라고 했다. 여러분들도 이런 유사한 경험이 있으리라. 이제 빛의 속도로 스며드는 통찰과 혜안뿐만이 아니라, 기상천외한 혁신의 돌파구를 마련해주는 인사이트 모멘트(Insight Moment)가 열리는 ‘휴식의 세계’를 거침없이 누비고 다녀보자.

휴식력(休息力)! 휴식을 일상화해라

많은 사람들이 필자에게 진정한 휴식, 최고의 휴식이 무엇인지 자문을 구한다. 명상, 수면, 걷기, 멍때리기, 낮잠, 마인드풀니스 등 다양한 것이 있을 수 있다. 언급한 것들이 다 좋은 것이기에 어느 것이 가장 좋다고 획일적으로 답변을 할 수는 없다. 각자의 취향과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무엇을 하든지, 자기 내면을 좋은 에너지로 채우는 ‘의식적 휴식’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제발 그냥 쉬지 말자. 또 한 가지! 이제 휴식을 일상생활 속에 녹여내어 보자. 자주, 꾸준히, 그렇다고 시간을 많이 쓰라는 것은 아니다. 매일 ‘짧은 낮잠(시에스타)’, ‘아침 새벽 명상’처럼 휴식을 습관화하는 것이다. 다빈치를 천재로 만든 은밀한 습관이 바로 낮잠이고, 제2차 세계 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국 총리 처칠은 “나는 영국을 살리기 위해 낮잠을 잔다”라고 했다. 낮잠을 자러 가는 프랑스 시인 생풀루는 지금 시상(詩想)이 작업 중이라고 했을 정도이다. 돈 안 들이고^^,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데, 거기다가 효과는 그야말로 최고다. 하루하루 축적되는 휴식력(休息力)은 당신의 심신을 건강하게 하고, 삶을 행복하고 윤택하게 만드는 만병통치약이 될 것이다.

글 / 홍대순

광운대 경영대학원장
국제경영전략가

• 주요경력

  이화여대 교수
  아서디리틀 코리아 대표(세계최초경영전략컨설팅.1886 미국)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취임식기획위 부위원장(인수위)
  유네스코 자문위원
  대통령실.기재부.산업부.국토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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