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 에픽테토스에게 배우는 참된 첫인상을 갖는 법

<직장에서 만난 철학자 4편>

오늘의 고민: 나보고 첫인상이 별로래ㅜㅜ 팀 옮길 때마다 주눅 든다. 진짜 성형이라도 할까?
오늘도 정답 없는 질문을 품고 사는 직장인을 위해 현생의 철학자가 답하다.

[철학 열풍의 신화 - 강용수]
저는 성형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웃음) 아닙니다. 아닙니다.

[MZ 철학 유튜버 - 이충녕]
그건 성형 수술의 문제는 아니라고 보고요. 그것보다도 나의 속마음이 표정을 통해서 드러나는 게 아닐까

[인간관계 철학 - 강산]
사람들이 인상이 안 좋다는 말은 그 사람 절대적인 판단이 아니라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그런 인상에 대한 평가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가장 차갑고 가장 와닿는 요즘 철학,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 쇼펜하우어가 전하는 차가운 조언 -
직장에서 만난 철학자 4편. 어차피 남들은 나에게 관심 없다.

요즘 철학 수업 키워드 '인상의 실체'
"무엇을 치장하며 살 것인가"

처음 본 사람의 겉모습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를 우리는 흔히 ‘첫인상’이라고 합니다. 인상에는 단순히 생김새뿐만 아니라 목소리, 표정, 걸음걸이 등 겉으로 보이는 모든 것이 포함되는데요. 쇼펜하우어는 이 첫인상이 인간을 알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수단이라고 말했죠. 수천 년 동안 이어진 관상학적 입장에서 보면 얼굴은 그 사람이 앞으로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태도로 나올 것인가를 요약한 편람과 같기 때문에 입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충녕 <가장 사적인 관계를 위한 다정한 철학책> 저자]
쇼펜하우어는 사람의 기질이 표정을 통해 드러난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생각하고 이성적으로 무언가를 추구하는 것보다 본인의 욕망이 훨씬 더 앞선 사람은 그런 욕망이 다 그 사람의 표정에 조금씩 드러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사람은 허영심이 강한 사람들이라고 했죠.
당장 내가 이 순간에 어떻게 나의 욕망을 충족할까. 그런 수단적 관점에서 항상 주변 세계를 대하기 때문에 항상 내가 저 사람을 정말로 저 사람으로서 대하고 있는 게 아니라 나의 욕망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대상으로서 대한다는 게 그 표정으로 다 드러날 수밖에 없다고 봤습니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Arthur Schopenhauer]
"각 개인은 얼굴 생김새대로의 존재이다."
쇼펜하우어의 첫인상 판독 조건
1. 사전 지식 없이 전혀 모르는 관계
2. 처음 만나는 그 순간

다양한 과학 저널에서는 첫인상이 0.1초에서 4초 사이에 각인되고 한번 박히면 바꾸기 쉽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재밌는 것은 첫인상의 영향력에 대해 열렬히 설파했던 쇼펜하우어 본인도 첫인상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는 사실이죠.

[강용수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저자]
Q. 쇼펜하우어의 인상은 어땠어요?
별로였죠. 젊을 때는요. 도도한 어떤 그런 게 있습니다. 도도하고 불만이 가득한 우리 젊은 사람들 같아요. 우리 젊은 사람들이 열심히 했는데 그 결과가 안 좋은 경우가 많거든요.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노력했는데 자기 원했던 만큼 인생의 주연이 못되고 항상 뭔가 그런 분노가 있는 것 같은데 쇼펜하우어도 젊을 때 다 그랬던 것 같습니다.

과연 우리는 타인의 첫인상을 정확히 알 수 있을까요?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Arthur Schopenhauer]
"인간은 혼자 있을 때 참된 모습이 나온다."
생각과 감정에 몰입할 때 나타나는 모습이 진정한 자신
"남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려는 사람을 경계하라"
본래 모습보다 좋은 평가를 받으려는 허영심

[강용수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저자]
일단 사람을 만날 때 나쁜 인상과 나쁜 행동을 걸러낼 수 있어야 됩니다. 우리는 회식이라든가 그런 모임에 갔을때 지나치게 아부하거나 고개를 숙이거나 이런 사람들을 경계해야 됩니다. 그런 사람들은 쇼펜하우어가 볼 때는 허영심이 강한 사람들입니다. 아부해서 출세하려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결국 졸부가 되기도 합니다만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보다 더 많은 평가를 원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너무 겉으로 판단하지 말고 그 사람이 얼마나 회식 자리에서 고기를 잘 먹고 노래방 가서 노래를 잘하고 하는 그런 사교적인 모습보다는 비록 그게 좀 떨어지더라도 회사 일 좀 열심히 하고 능력 있고 이런 사람들이 더 진실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첫인상이란 말 그대로 타인에게 받는 첫 번째 피드백일 뿐, 그것이 나라는 사람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가 될 수는 없다는 겁니다.

[에픽테토스 Epictetus] 고대 그리스 스토아학파의 대표 철학자
"다른 사람의 행위로 인해 내가 부끄러운 인간이 될 수 없듯이, 다른 사람으로 인해 내가 못난 사람이 될 수는 없다."

타인에게 더 좋은 인상, 더 많은 존경과 지지를 받아 자신의 입지를 높이려는 것에 대해 수많은 철학자들은 인간의 대표적인 어리석음으로 지적했죠. 우리가 죽을 때까지 전혀 알지 못할 타인의 마음에 기대하는 망상은 평생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사회생활을 위해 좋은 첫인상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내 첫인상, 나에 대한 평가의 모든 것에 대해 남이 뭐라 하던 신경 쓰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겠죠.

[강산 <어차피 남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저자]
사실 그 첫인상이라는 게 대화를 하지 않았을 때 첫 번째 봤던 그 모습을 말하는 것이라고 쇼펜하우어가 얘기하고 있어요. 하지만 대화를 하는 순간 나의 주관이 개입돼서 그 첫인상은 다 날아가 버린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다 저마다 경험이 있잖아요. 살아온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 경험을 바탕으로 생긴 그런 우리가 흔히 말하는 편견이나 선입견 이런 게 있지 않습니까? 따라서 사람들이 인상이 안 좋다는 말은 그 사람 절대적인 판단이 아니라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그런 인상을 인상에 대한 평가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왜냐면 원래 타인들은 남 얘기를 하는 걸 좋아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관심이 있는 것은 오로지 인간은 자기밖에 관심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타인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 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도 관심이 없거든요. 얼마쯤 시간이 지나면 자기가 그 사람에 대해서 뭐라고 했는지 아마 기억도 못 할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인상이나 기타 등등 세평이나 이런 거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 것이 나를 위해서도 좋을 것 같습니다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세평, 하지만 진정으로 타인의 환호와 평가가 중요했나요?
자신을 신뢰하고 스스로 믿고 존중해야 할 자신의 판단력
당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당신입니다.

[강용수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저자]
(쇼펜하우어 인상도) 젊을 땐 인상이 불만으로 가득 찬 우리 젊은이들의 모습입니다. 늙은 쇼펜하우어는 비록 얼굴에는 주름이 많고 반쯤 대머리입니다만 훨씬 행복한 얼굴이었습니다. 성형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렇지만 꾸준히 자신의 실력을 쌓고 자신을 바꿔감으로써 슬슬 자신의 인상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역량을 키우고 능력을 상승시킴으로써 자신의 인상은 언제나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래가는 첫인상, 평생 가는 마지막 인상
고쳐 쓰지 못하면 바꿔 쓸 수 있다.
- 강용수 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