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이야기로 풀어보는 인문학: 기후 위기부터 나비효과까지

[어쩔과학2_5편]

사랑의 유효기간은 3년이라고 하던데, 진짜일까?

세상 물정에 관심 많은 과학자가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안녕하세요. 어쩔과학 시즌2 김범준입니다.

“기후 위기를 막을 방법은 과연 있을까요?”

여러 안타까운 사진들을 저도 본 적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북극곰이 빙하의 양이 북극 지역에서 줄어들면서 아주 작은 바다에 떠 있는 얼음 위에서 몸을 웅크리고 쪽잠을 자는 그런 북극곰 모습을 보면서 아, 이게 정말 기후 위기가 그 북극곰에게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고 아주 작은 얼음 조각 위에서 지쳐서 쪽잠을 자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낀 적이 있습니다.

지구의 기온 상승은 지금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명확한 사실이라고 아마 여러분들도 동의해 주실 것 같은데요. 이 지구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는 것을 과학자들이 두려워하는 이유가 한 번 한쪽으로 기온이 상승하면 기온이 상승했다는 이유로 그다음에는 더 기온이 상승하는 효과가 이어지게 돼요. 이런 걸 ‘늘어나는 되먹임’ 혹은 ‘양의 피드백 효과’라고 부르죠. 지구는 바다가 굉장히 넓습니다. 그리고 바다 안엔 매우 많은 이산화탄소가 녹아 있죠. 지구의 대기의 온도가 오르면 지구의 바다에 들어 있던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더 방출되게 됩니다. 한편, 이산화탄소는 온실가스죠. 지구의 대기의 온도를 올립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대기의 온도가 올라갔으니까 바다에서 이산화탄소가 더 나옵니다. 그런데 이산화탄소는 대기의 온도를 올리죠. 따라서 온도가 올라가고 그러면 바다에서 이산화탄소가 더 나오죠. 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계속 늘어나는 방향으로 작동하는 여러 가지 메커니즘이 있어서 많은 과학자가 지구의 기온 상승을 몇 도 이내로 막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는 이유인데 지금 이미 어쩌면 이런 한도를 빠르게 넘고 있는 것 같아서 정말 걱정스러운 상황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거죠.

이렇게 지구의 기온 상승을 막는 방법이 있을까요? 사실 막는 방법이 여럿 가능합니다. 그 중에 하나는 당연히 우리 인간이 그 대기로 방출하고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줄이는 거죠. 그런데 이런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명확하지만 ‘이 노력이 현재 충분하지 않다’라는 것에 대해서 많은 과학자들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 과학자들은 ‘지구의 기온 기후 자체를 어떤 과학적인 방법으로 바꾸는 시도 같은 것도 우리가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있기도 합니다.

자 그중에 한 재미있는 방법이 있는데요. 바로 이 “양산을 씌우자”라는 겁니다. 뭐냐 하면 우주선에 커다란 양산을 부착한 다음에 그 발사를 하는 거예요. 그럼, 양산을 어디에 펼치는지를 고민해야 하는데요. 이 위치를 물리학에선 ‘라그랑주 포인트’라고 불리는 특정한 위치가 있습니다. 태양이 있고 지구가 있습니다. 그러면 지구에 가까운 곳에선 지구가 물체를 잡아당기는 중력이 강하니까 지구와 가까우면 지구 쪽으로 끌려 가요. 그리고 태양에 가까우면 우주 양산이 태양 쪽으로 끌려가겠죠. 그러면 태양과 지구 사이를 연결하는 직선 위에서 우주 양산을 여기다 둘지, 저기다 둘지 계속 고민하다 보면 어떤 위치가 있을까요?

태양이 잡아당기는 힘이나 지구가 잡아당기는 힘이 정확히 같은 위치가 딱 하나 있을 수밖에 없죠. 그곳에 그 양산을 펼치자는 아이디어입니다. 그런데 그 위치에 있던 우주 양산이 삐끗해서 약간 태양 쪽으로 움직이면 어떻게 될까요? 그럼, 태양이 잡아당기는 힘이 강해지니까 태양 쪽으로 끌려갑니다. 그 위치에서 약간 지구로 가면 지구 쪽으로 끌려가죠. 결국 그곳에 처음 아무리 우리가 정교하게 양산을 펼친다고 하더라도 거기서 조금만 삐끗하면 태양 쪽으로 끌려가거나 지구 쪽으로 끌려가지, 그 자리에 가만히 있을 수 없죠. 그래서 이 우주 양산에 대한 논문을 쓴 과학자들이 재미있는 제안을 해요. 어떻게 하냐면 우주 양산에 밧줄을 매달고 커다란 돌덩이를 매달자는 거예요. 그러면 돌덩이는 태양 쪽에 가깝잖아요. 그래서 만약에 이 우주 양산이 지구 쪽으로 끌려갔다. 그럼 어떻게 하면 돼요? 돌멩이를 태양 쪽으로 케이블을 풀어서 보냅니다. 태양이 돌멩이를 잡아당기는 힘이 세지잖아요? 그럼, 이 우주 양산이 태양 쪽으로 가겠죠. 태양 쪽에 너무 가까워졌다. 그럼 어떻게 하면 되나요? 케이블을 감아서 돌을 우주선 쪽으로 옮겨요. 그러면 이제 이쪽으로 보낼 수 있겠죠. 그래서 케이블에 무거운 추를 만들어서 부착하고 케이블을 감았다 풀었다 하면서 우주 양산을 적절한 위치에 머물게 할 수 있다는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제안한 논문이 출판되기도 했습니다. 근데 흥미롭게도 이 우주 양산을 아주 크게 하지 않더라도 지구에 들어오는 태양의 복사 에너지에 아주 적은 부분만 가리더라도 지구의 현재 일어나고 있는 기온 상승을 얼마든지 상쇄할 수 있다는 그런 제안이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는 명확히 우리의 책임입니다. 우리는 모두가 함께 노력해서 지구의 기온 변화가 지금, 이 방식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그건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 다음에 지구에서 살아가게 될 우리의 손자들, 손자의 손자들, 우리 후손들에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명확한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자 다음 얘기인데요. “공중 부양하는 돌이 있다?” 재미있는 질문이네요. 이게 ‘바이칼 젠’이라고 불리는 재미있는 현상입니다. 러시아의 북동부 지역에 ‘바이칼호수’라는 커다란 호수가 있습니다. 이 호수에서 발견된 재미있는 현상인데요. 겨울철에 호수가 꽁꽁 얼음이 얼어 있을 때 호수 얼음 면은 아래에 있고 얼음 기둥이 있고 얼음 기둥 위에 돌멩이가 아슬아슬하게 놓여 있는 그런 아주 멋진 사진들이 여러분이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 ‘바이칼 젠’이 어떻게 만들어졌을까를 고민하다가 한 과학자가 아주 재미있는 논문을 써서 제가 아주 흥미롭게 봤었는데요. 그 판판한 얼음 바닥에서 이 얼음 기둥이 자라나서 돌멩이가 위로 올라가는 걸까요? 아니면 돌멩이는 원래 있었는데 호수면 전체가 증발하면서 기화하면서 호수면 자체가 내려간 걸까요? 답은 두 번째입니다. 이 ‘바이칼호수’의 겨울에 이 태양의 복사 에너지가 있잖아요. 그것 때문에 얼음이 끊임없이 승화해서 얼음의 면이 아래로 내려갑니다. 그런데 왜 그러면 돌멩이를 바치고 있는 얼음 기둥은 남아 있을까요?

아주 간단합니다. 이 돌멩이가 그 태양의 빛이 이 복사 에너지를 이 돌멩이가 막아주는 거예요. 일종의 양산을 쓰고 있는 돌멩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양산의 역할을 하는 게 돌이고요. 이 양산의 기둥 있죠. 그 부분에 해당하는 게 얼음 기둥인 거죠. 그래서 아주 어렵지 않은 방식으로 ‘아 바이칼 젠이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라는 걸 제안했고 실제 이 연구자들이 실험실 상황에서 ‘바이칼 젠’이 만들어지는 것을 실험으로 재현합니다. 그 연구를 보고, 제가 ‘바이칼 젠’이 만들어지는 이유가 이런 거라는 것을 명확히 알게 됐죠. 자 모두를 놀라게 하는 이런 미스터리한 현상들이 많이 있잖아요. 그 미스터리 현상을 만들어내는 과학적인 원리가 무엇인지를 하나하나 밝혀서 진실을 드러내는 것. 그게 바로 과학이 가지고 있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자 다음 질문인데요. “사랑의 유효기간은 3년이라고 하던데 진짜일까요?”라는 질문입니다. 3년이요? 오래 가네요. 사랑의 유효기간은 이 뇌과학 하는 분들은 제가 기억하는 숫자는 18개월입니다. 1년 반. 사랑뿐 아니라 다 그래요. 예를 들어 여러분이 그 로또를 구매했어요. 1등에 당첨됐습니다. 1등 당첨금 어마어마하잖아요. 여러분 평생 행복할 것 같죠? 안 그래요. 로또 1등에 당첨돼도 1년 반 지나면 당첨되기 이전에 그 행복감 정도로 돌아옵니다. 왜 그러면 이런 현상이 일어나게 될지를 뇌과학자들은 도파민을 이용해서 설명해요.

외부에서 들어온 자극을 느끼면서 우리가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데 우리가 느끼는 행복감은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기준과 외부 자극의 차이를 갖고 우리는 행복감을 느낍니다. 그럼, 로또 1등 당첨된 분은 어떨까요? 처음에는 그 일종의 행복감의 베이스라인이 기준이 되는 선이 낮잖아요. 로또 당첨되기 전이니까 그때는 ‘뭐 한 달에 100만 원만 공돈이 생겨도 나는 행복하지’라고 생각했을 거 아니에요. 그러다가 어느 날 로또 1등에 당첨이 돼. 그럼 순간적으론 본인이 가지고 있던 그 기본 라인과 갑자기 10억의 상금을 받으면 엄청난 차이가 되잖아요. 이분의 행복감이 급격히 올라갑니다. 그런데 그다음에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될까요? 그분이 느끼는 행복감의 기준선이 한 달에 100만 원 공돈에서 어쩌다가 얻게 된 10억 원으로 변합니다. 그럼, 다음에는 이분은 행복감을 느끼려면 이젠 과거로 돌아가서 한 달에 100만 원 공돈으로는 절대로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로 가는 거죠.

그렇다면 왜 그렇게 사랑의 감정은 오래가지 않을까? 마찬가지예요. 여러분이 정말로 좋아하고 그 본인이 그렸던 이상형의 어떤 이성을 만나서 결혼에 성공합니다. 그러면 여러분의 행복감은 굉장히 급변하겠죠. 그다음부터는 여기가 기준이 되는 겁니다. 그러면 거기에 적응하고 나면 더 이상 행복감이 유지되지 않는 거죠. 또 설명하는 그 주장 중의 하나가 두 남녀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아이의 양육 기간, 아이가 부모의 돌봄이 정말로 많이 필요한 그 정도까지는 두 사람 사이에 친밀한 관계가 유지되는 것이 필요하겠죠. 그걸로 1년 반 길게는 3년 정도 두 사람의 사랑이 유지되는 그 시간을 설명할 수 있다는 그런 제안도 있습니다. 자, 이처럼 우리가 느끼게 되는 행복감은 계속 변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러면 이제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에 성공한 다음에 3년 뒤엔 이혼하자 그 얘기가 아닙니다. 행복감이라는 게 여러 다면적인 특성이 있어서 여러분은 행복감을 얼마든지 새로운 방식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책인데요. 그 서은국 교수님의 <행복의 기원>이라는 책을 보면 어떻게 하면 우리가 행복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러 충고가 나옵니다. 그게 바로 다양한 경험을, 새로운 경험을 계속 끊임없이 이어가려고 하는 노력 같은 것이 우리가 느끼는 행복감에 도움이 됩니다.

자 다음 질문입니다. “나비의 날갯짓이 허리케인을 일으킬까?” 이걸 그 과학자들은 ‘나비효과’라고 부릅니다. 이 나비효과라는 말을 만든 사람은 미국의 기상학자 로렌츠예요. 처음에는 뭐 0.0001 정도로 아주 작은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두 차이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벌어져서 결국엔 아주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는 걸 이분이 깨달았어요. 그리고 이분이 미국에서 한 학회에서 자신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바로 이 유명한 비유를 듭니다. “브라질에서 나비가 날개를 퍼덕이면 미국 텍사스에서 토네이도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즉 나비 한 마리가 날개를 퍼덕여 봤자, 이게 뭐 정말로 작은 효과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작은 차이가 여러 연결된 기상 현상을 만들어내는 요인에 의해서 전파되고 증폭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나비 한 마리가 날개를 퍼덕이면 정말로 미국의 토네이도가 만들어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서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이분이 나비로 비유한 거죠. 이분의 이 비유 이후로 과학자들이 이 효과를 ‘나비효과’라고 부릅니다.

이런 나비효과의 사례는 정말 많이 있습니다. 나비효과가 만들어지기 위해서 꼭 필요한 요인이 현상을 만들어내는 요소, 요인들이 많아야 하고요. 이러한 요인들이 서로 이렇게 긴밀하게 다른 요인들과 연결되어 있으면 아주 작은 차이가 큰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아마 가장 대표적인 게 저는 전 세계에서 간혹 발생하는 금융 위기 같은 거예요. 처음에 금융위기를 촉발한 사건은 아주 작은 효과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회사가 파산했더니 그 회사로부터 그 결제 대금을 받아야 할 두 번째 회사도 파산하고 그랬더니 두 회사와 연결된 세 번째 회사도 파산하고 그럼 이제 규모가 점점 커지죠. 몇 단계만 거치면 이제 세 회사, 네 회사, 다섯 회사의 파산이 동시에 일어나게 되면, 그러면 처음 출발은 작았어도 결국 영향을 받는 회사의 숫자는 급격히 늘어날 수 있죠.

자, 이처럼 나비 효과는 우리의 작은 행동의 차이가 우리의 미래를 크게 바꿀 수 있다는 것으로도 우리가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분명히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께 이런 얘기는 꼭 당부드리고 싶더라고요. 여러분이 매일매일 작은 선택의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어 단어를 하루에 한 개를 외우겠다 혹은 외우지 않겠다 아주 작은 차이잖아요. 그런데 이 작은 차이가 10년 뒤 여러분의 영어 실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를 생각해 보셔도 좋겠고요. 잊지 마십시오. 여러분의 매일매일 순간순간의 작은 선택의 차이가 여러분의 미래를 엄청난 큰 규모로 바꿀 수 있습니다.

오늘 준비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