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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 「가을하다」

기획특집 황순원 탄생 100주년 기념 소나기 그 후 이야기.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소설가 황순원에게 그의 제자와 후배 소설가 들이 바치는 소나기 오마주, 소나기의 감동과 여운을 이어갈 소년과 소녀의 다섯 가지 이야기가 펼처진다. 기획특집: 소나기 그 후 이야기 1, 가을하다-전상국
기획특집 황순원 탄생 100주년 기념 소나기 그 후 이야기.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소설가 황순원에게 그의 제자와 후배 소설가 들이 바치는 소나기 오마주, 소나기의 감동과 여운을 이어갈 소년과 소녀의 다섯 가지 이야기가 펼처진다. 기획특집: 소나기 그 후 이야기 1, 가을하다-전상국

빛 하늘, 오늘도 티 없이 쩡쩡 가을하다. 이 년 전 그 하늘처럼.
소녀가 갈대숲 한가운데 갈대꽃으로 피어 있다. 현수는 우우 떼 지어 우거진 갈대꽃을 꺾는다.

“저 산 밑에 있는 갈대꽃은 이것보다 꽃 색깔이 더 흰 것 같아.”

현수가 건넨 갈대꽃 다발을 받아들며 소녀가 말한다. 소녀의 눈길이 산자락 햇살 자오록한 억새밭에 가 있다.

‘“저건 갈대가 아니라 억새야.”

‘”같아 보이는데 갈대랑 억새는 어떻게 달라?”

“이 갈대보다 저기 있는 억새꽃이 더 희게 보인다고 말했잖아. 그거야, 갈대꽃은 이렇게 갈색으로 좀 엉성하지만 억새는 꽃이 은색 아니면 흰색이라 이것보다 더 가을해 보이는 거야.”

현수는 중학교에 들어간 뒤 가정방문을 왔던 담임선생님한테 갈대와 억새가 어떻게 다른지를 들어서 알고 있다.

“갈대와 억새가 다른 게 또 있어. 갈대는 마디가 있고 억새는 그게 없다는 거. 그리고 억새 보다는 갈대 키가 이만큼 더 크게 자라.”

현수는 발돋움으로 키를 부썩 키운 뒤 머리 위로 손까지 높이 쳐들어보였다.

ㆅ ㆅ ㆅ ㆅ…….

소녀의 웃음소리가 가을 하늘에 탱글탱글 굴러 퍼진다.

“나는 오빠보다 키가 작으니까 억새 할래. 오빠는 갈대고.”

현수는 억새밭의 억새꽃으로 눈부시게 피어난 소녀를 어떻게 불러야 할까를 잠깐 생각한다. 이년 전 그때 소녀의 이름을 알아두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렸다. 그러나 현수의 입속에 낱말 하나가 고인다. 가을하다. 가정방문을 왔던 담임선생님이 마을 앞산을 바라보며 한 말이다. 아, 가을하구나!

가을. 그 가을 날 소나기 맞은 것 때문에 소녀가 많이 아팠다. 그리고 그 가을을 마지막으로 소녀를 더 이상 볼 수 없다.

가을아, 가을하다.

그러나 지금 소녀는 자줏빛 칡꽃을 한 아름 안고 현수 옆에 서 있다. 소녀의 단발머리 목덜미가 멀끔하니 가을하다. 그때처럼 여전히 분홍 스웨터 차림이다. 현수는 소녀의 분홍 스웨터 앞자락의 얼룩진 붉은 무늬를 찾는다. 그러나 현수는 분홍 스웨터가 아닌, 가정방문을 왔던 담임선생님의 흰색 블라우스를 생각하고 있다. 그때 선생님의 흰색 블우스 앞가슴에 달린 푸른 색 브로치가 매우 가을했다.

“현수 오빠, 오늘도 소나기가 왔음 좋겠다.”

“소나기가 와도 너는 안 올 거잖아.”

현수의 목소리가 불퉁스럽다. 담임선생님이 가정방문을 왔을 때도 소나기는 오지 않았다. 현수는 개울둑을 내려가 개울 폭이 넓은 물가 자갈밭에서 되도록 얇고 둥근 조약돌을 주워 든다. 항상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하얀 조약돌 말고도 지금 현수의 책가방 속 에는 스무 개도 넘는 조약돌이 들어있다. 징검다리를 건널 때 무심코 주워 집에 숨겨놨던 것들이다. 오늘은 그 조약돌 모두를 버릴 생각으로 가방에 넣고 나온 것이다.

“가을아, 이거 봐라.”

현수는 방금 물가 자갈밭에서 주운 조약돌을 수면에 스치듯 힘껏 물수제비를 뜬다. 하나 둘 셋 넷……. ㆄㆄ,ㆄ,ㆄㆄ…ㆄ…… 조약돌은 수면을 여섯 번이나 튀긴 뒤 물속으로 사라진다. 사라진 것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은 아니다. 현수는 서둘러 다시 개울둑으로 올라선다.

“우와!”

소녀의 탄성이다. 소녀가 들꽃 사이로 뛰어다닌다.

“오빠, 나도 이제 이 꽃 이름을 안다. 이게 들국화, 이게 싸리꽃, 이게 도라지꽃... ”

현수는 길가 묵밭에 피어 있는 쑥부쟁이를 꺾는다. 그리고 산비탈까지 올라가 쑥부쟁이처럼 짙은 연보라빛 벌개미취도, 개울가 둑에 샛노랗게 작은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산국도 꺾었다.

“이건 쑥부쟁이, 이건 개미취야. 그리고 이건 산국, 사람들은 이것들을 그냥 들국화라고 부른단다.”

현수는 가정방문을 왔던 담임선생님의 목소리로 말한다. 그러나 현수는 선생님이 들국화의 여왕이라고 말한 구절초란 들꽃 이름을 입에 올리지 않는다. 학교를 오가는 이십 리 산길에 띄엄띄엄 피어있는 구절초를 볼 때마다 이상하게 그 꽃을 혼자 보는 것이 힘들었던 것이다. 구절초는 정말 가을하다! 낱말은 그 안에 품고 있는 뜻이 넓고 깊을수록 잘 옮는다.

“우와, 이 냄새, 정말 가을하다.”

소녀는 자신의 가슴에 안긴 쑥부쟁이와 개미취 그리고 산국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는다.

“오빠, 저기 노란 꽃, 저것도 산국이야?”

현수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기다린다. 가을이도 저 노란 꽃의 이름을 알고 있다.

“아, 맞다. 오빠가 저건 마타리라고 했지. 마타리, 이름이 참 예쁘다.”

마타리, 현수는 마타리를 보면 선생님한테 얘기 들은 마타하리란 이름의 미녀 스파이 생각이 났다. 젊은 나이에 프랑스군에 잡혀 총살당했다는, 독일과 프랑스를 오간 이중 스파이 마타하리. 현수는 건너편 강둑의 마타리를 보면서 그날 선생님한테 하려다 만 질문을 생각하고 얼굴이 붉어진다.

“마타하리, 그 스파이도 선생님처럼 예뻤어요?”

현수는 머릿속의 가을한 생각을 지우기라고 하듯 큰 소리로 소녀를 부른다.

“가을아, ……아…….”

어느 소리든 산울림은 애틋하다.

현수는 누렇게 익어 꼬투리가 툭툭 터지기 시작한 콩밭 한가운데 서 있는 허수아비를 바라본다. 봄날 아버지가 나무 작대기로 밭에 구멍을 뚫으면 자신은 그 속에 두 서너 개의 콩을 넣고 흙을 덮었다. 다음 날 와 보면 땅속의 콩알이 없다. 산비둘기들이 나뭇가지에 숨어 콩 심은 걸 잘 봐뒀다가 새벽에 내려와 파먹는다고 했다. 콩 싹이 나오고 줄기에 잎이 돋기 시작하면 산에서 고라니가 내려와 농사를 망쳐 놓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새나 짐승의 피해를 막는 방법으로 허수아비를 만들어 세우는 것이다.

“선생님, 저 허수아비 아들 이름이 뭐게요?”

그날 현수는 가정방문을 온 담임선생님한테 이런 우스개 말놀이 질문을 했다. 담임선생님이 들꽃 이름을 가르쳐 주시는 것이 고맙고 재미있어 그런 용기가 생겼던 것이다.

“현수! ……ㆅ ㆅ ㆅ ㆅ.”

담임선생님의 목소리가 아닌 소녀의 웃음소리를 듣는다. 소녀와 선생님의 모습이 겹쳐 몹시 혼란스럽다. 그 눈치를 챈 것인가, 소녀의 목소리다.

“오빠, 왜 자꾸 선생님 생각만 해?”

“으응, 그건 선생님 생각이 가을이 생각이니까.”

“ㆅ ㆅ, 오빠, 그 말 참 가을하다.”

현수는 햇살 속에 반짝이는 개울물을 내려다보며 담임선생님이 가정 방문을 왔던 날을 생각한다. 짙은 감색 스커트에 흰색 블라 우스를 받쳐서 입은 선생님이 마을에 나타나자 갑자기 마을 전체가 환해졌다. 마을 꼬마 아이들이 누런 콧물을 훌쩍이며 선생님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문호리에서 양평읍 중학교에 다니는 아이는 현수 한 사람뿐이라 현수 담임선생님이 마을에 나타난 것은 마을 사람들 모두에게 큰 사건이었다. 가지울 입구 참외와 수박을 심었던 덕쇠 할아버지네 밭이 보인다. 현수는 올 여름에도 마을 아이들과 참외서리를 했다. 그러나 덕쇠 할아버지가 몸이 아파 원두막을 지키지 않아 참외서리는 처음부터 재미가 없었다. 덕쇠 할아버지네는 호두나무도 많이 심어 서울 동대문시장 사람들이 호두 사러왔다. 현수는 이년 전 소녀에게 주기 위해 호두를 따던 생각을 하며 호두나무 밭을 지나간다. 길가 여기저기에 호두 껍데기가 널려 있다. 다람쥐는 나무 열매 중에서 호두를 가장 좋아해 호두가 누렇게 익는 초가을이면 다람쥐들이 많이 바쁘다. 나무에서 직접 호두를 따 탁탁탁 이빨로 깨먹는다.

“가을아, 다람쥐와 호두 얘기 해줄까?”

“다람쥐와 호두 얘기, 그것두 선생님이 해준 거야?”

“아, 아니, 우리 할아버지한테 들은 얘기야.”

다람쥐는 겨울 양식을 위해 호두를 산기슭 여기저기에 묻어 저장한다. 호두를 땅에 묻을 때면 다람쥐는 머리를 들어 하늘을 쳐다본다. 저렇게 생긴 구름 아래에다 호두를 묻었다는 것을 기억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하늘의 구름은 수시로 모양이 바뀌거나 사라져버린다.

“그게 뭔 얘긴지 알겠느냐? 짐승은 자기 먹은 만큼 종자를 퍼뜨린다는 그런 뜻이니라.”

사람들이 심지 않았는데도 산 여기저기에 밤나무며 호두나무가 자라는 이유를 일깨워주던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귀에 쟁쟁하다.
현수는 하늘을 쳐다본다. 아까까지 없던 구름이 하늘에 빠르게 몰려들기 시작한다. 소나기라도 내리려는 것인가, 바람기마저 가을하다. 현수는 밭 가장자리에 떨어져 있는 호두열매를 발로 툭 걷어찬다. 호두 껍데기가 사람 뇌처럼 생겨 호두를 먹으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어른들의 말을 듣고 호두를 열심히 까먹던 생각이 난 것이다.

“가을아, 넌 머리가 좋을 것 같아.”

“오빠가 나 머리 좋은 걸 어떻게 알아?”

“알아. 네 눈을 보면 그게 다 보여.”

현수는 눈을 감는다. 눈을 감으면 보고 싶은 것이 보인다. 감은 눈 속에 소녀의 가을 가을한 눈이 보인다. 현수는 메밀밭을 지나가고 있다. 주로 산비탈 거친 밭에 많이 심는 메밀은 여름에 씨를 뿌려 가을에 거두는데 열매가 모가 져 원래 이름이 모밀이었다고 선생님이 말했다. 선생님이 숙제를 냈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이란 소설을 다음 시간까지 읽어오라고.

“오빠, 그 소설 읽어봤어?”

“아니, 아직.”

“그거 슬픈 얘기는 아닐 거야. 꽃이 폈을 때는 슬픈 일이 안 일어날 거니까.”

현수는 숨을 깊이 들이마신다. 아름다운 꽃이 폈을 때도 슬픈 일이 일어난다. 개울가 갈꽃은 물론 산기슭 산국이 유난히 흐드러지게 핀 그날 밤 아버지와 어머니가 나누던 이야기를 들었다. ‘…글쎄 죽기 전에 이런 말을 했다지 않어? 자기가 죽거든 자기 입던 옷을 꼭 그대루 입혀서 묻어달라구...‘ 현수는 메밀밭에 들어가지 않고도 메밀꽃 냄새를 맡는다. 개울물이 불어 소녀를 업고 개울을 건널 때 소녀에게서 나던 냄새처럼 메밀꽃 향기 가을하다. 현수는 호두밭 언저리 무밭에서 무 하나를 뽑을까 하다가 그만둔다.

“아, 맵고 지려.”

무를 뽑지도 않았는데 소녀가 진저리를 친다.

이 년 전 수숫단이 있던 밭에 아무것도 없다. 지난 해 겨울에 수숫단 속에서 사람 하나가 죽은 뒤 수수농사를 그만뒀기 때문이다. 마을에 가끔 나타나 집집을 돌며 ‘여기 영식이 왔나유?’ 이렇게 묻고 다니던 실성한 여자가 어느 날 수숫단 속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던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그 여자가 어떤 남자한테 버림을 받아 그렇게 미쳤다고 했다. 자기를 버린 영식이란 그 남자를 잊지 못해 그처럼 마을을 떠돌다 죽었다는 얘기였다.

“그 여자 진짜 바보다. 왜 미쳐, 영식이만 사람인가?”

현수가 혼잣소리로 중얼거린다. 곧바로 소녀의 목소리다.

“치, 오빠 웃긴다. 그럼 다른 사람이 영식이가 될 수 있다는 거야?”

현수가 담임선생님의 목소리로 대답한다.

“그래, 영원한 건 없단다.”

음머어-
어디선가 소 울음소리가 들린다. 산비탈에 송아지 아닌 어미암소가 가을 풀을 뜯고 있다. 현수는 송아지가 있어도 이제 다시는 송아지 등에 오르지 않겠다고 마음에 다짐한다. 이년 전 소녀 앞에서 송아지 등에 올라탔던 생각이 난다. 무서웠다. 위에 탄 사람을 떼어버리려고 몸부림하며 겅중겅중 뛰던 송아지 위에서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른다. 현수는 어젯밤에도 송아지 등에 올라탄 꿈을 꿨다. 꿈을 꾸면서도 이게 꿈이라는 생각을 했다. 꿈을 깨지 말아야 소녀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쇠등에 올라탔다. 아직 코뚜레도 뚫지 않은 어린 송아지라 사람이 자기 등에 올라탄 것이 무섭다는 듯 날뛰면서 맴을 돌았다. 어느 순간 송아지 등에 올라탄 것이 자기가 아니라 분홍 스웨터를 입은 소녀였다. 그런데 이게 어쩐 일인가. 쇠등에 올라탄 것이 소녀가 아니라 담임선생님이다. 선생님이 올라탄 송아지가 갑자기 커다란 황소가 됐다. 황소는 선생님이 등에 올라탄 것도 아랑곳없이 쉬엄쉬엄 풀을 뜯어먹고 있었다. 현수도 황소처럼 풀을 뜯어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야 소가 된다고 했다. 소가 돼야 선생님을 등에 태울 수 있다. 선생님, 제 등에 타세요. 선생님이 등에 올라타야 소나기로 불어난 개울물을 건너갈 수 있었다. 그러나 선생 님은 이쪽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열 마리도 넘는 황소들이 선생님 앞에 나타나 등을 들이밀었다. 선생님이 자기를 쳐다보지도 않는 것이 슬펐다. 슬프다고 생각하는 순간 오줌이 마려웠다. 아니 오줌이 아닌 뭔가 다른 것이 몸속에서 솟아오르는 느낌이었다. 가끔 어른들만 보는 영화를 볼 때 몸 어딘가가 근지러운 그런 증세의 오줌 마려움. 다른 황소들처럼 땅바닥에 오줌을 솰솰 누고 싶었다. 그러나 오줌이 나오지 않아 애를 먹다가 잠을 깼다. 잠을 깨자 고추가 탱탱 곤두서 있었다.

드디어 윤초시네가 양평읍으로 이사 가기 전 살던 서당골로 올라가는 길목의 징검다리까지 왔다. 현수는 그날 소녀가 앉았던 그 징검다리 돌 위에 자리를 잡고 가방을 내려놓았다. 현수는 가방 속에서 수제비처럼 둥글고 납작한 조약돌을 꺼내 징검다리 돌위 에 올려놓는다. 하나 둘 셋 넷… 모두 스물다섯 개의 고마고마한 조약돌이 징검다리 돌 위에 놓였다. 바로 이곳 징검다리를 건널 때 소녀 생각을 하며 물속에서 건져 낸 것들이다.

“가을아, 울 엄마가 많이 아파.”

현수는 한참 뜸을 들였다가 다시 중얼거린다.

“울 엄마가 아픈 건 내가 강돌을 너무 많이 집에 주워왔기 때문이래. 그래서 오늘은…”

현수가 징검다리 돌 위에 놓인 스무 개도 넘는 조약돌 하나하나를 주워 물수제비를 뜬다. ㆄㆄㆄㆄㆄ ㅸㅸ……, 어떤 조약돌은 열 두 개의 물수제비를 뜨면서 사라지고 어떤 것은 단 한 번으로 끝이다. ㆄ, 사라진다. 스무 개도 넘는 조약돌이 개울물에 모습을 감췄다. 가을하다. 이제 아무것도 없다. 콩밭의 허수아비로 서 있던 가을이도, 갈대밭에 갈대꽃으로 하얗게 웃고 있던 오학년 단발머리 소녀도, 하늘 닮은 자줏빛 쑥부쟁이와 개미취로 핀 분홍 스웨터도 이제 보이지 않는다. ㆄㆄㆄ ㆅ ㆅ. 물제비로 웃어대던 조약돌도 이제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오빠, 그런데 왜 조약돌 한 개는 안 버리는 거야?”

가을이다! 현수 주머니 속 하얀 조약돌이 ‘뚝딱, 가을아!’ 그런 주문이라도 왼 것인가. 징검다리 그 자리에 소녀가 앉아있다.
현수는 주머니 속 그 하얀 조약돌을 손에 쥔 채 꺼내지 않는다. 하얀 조약돌을 집에 들이지 않고 감춰 둘 집 앞 느티나무 고목에 구멍 하나를 봐뒀던 것이다.

‘오빠, 그 조약돌도 버려야 해!’

현수의 주머니 속 조약돌은 오학년 단발머리 소녀의 목소리만 기억하고 있다.

‘안 버려. 이건 네가 나한테 던진 거라 절대 안 버린다고!’

양평중학교 2학년 현수의 목소리가 씩씩하다.

그날 소나기는 오지 않았다. 그러나 징검다리 사이사이로 빠져 흐르는 물소리가 꽤나 가을하다.

전상국

소설가, 강원대학교 명예교수, 김유정문학촌장 (1940~)

  • 소설
    『아베의 가족』 『우상의 눈물』 『남이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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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상담소 033-641-2765 강원도 강릉시 옥천동 95-3 (옥천오거리 인근 옥천빌딩 3층)
광명상담소 02-2066-8539 경기도 광명시 철산 3동 384 (농협중앙회 광명시지부 지하1층)
안동출장상담 054-851-6046 경북 안동시 명륜동 344 (안동시청 민원실)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한 생계형 신용회복지원제도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한 생계형 신용회복지원제도
영세자영업자

2004년 12월 31일 현재 신용불량자로서 다음의 요건을 충족하는 영세자영업자

  • 부가가치세법상 간이과세자 또는 면세업자 중 연 매출액이 4,800만원 미만인 자로서 생계비를 제외한 월평균 순소득이 채무원금을 분할상환하기 위한 변제액에 미달하는 자
  • 소득세법상 과세미달자 중 단순경비율 적용 대상자인 자 또는 월평균 순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50% 이하인 자
  • 사업자등록증 미개설, 휴업, 폐업 등으로 부가가치세법상 사업자가 아닌 실질 영세자영업자로서 신원이 확실한 제3자의 확인 또는 증명자료를 제출하여 실질적인 영업사실이 인정되는 자
  • 퇴폐, 향락 등 사회 통념상 불건전 업종을 영위하지 않는 자
지원내용
  • 6개월 단위로 최장 1년 동안 채무상환을 유예할 수 있으며, 유예기간 종료 후 최장 8년 동안 채무원금 분할 상환
  • 채무상환 유예기간은 매 6개월마다 본인의 연장신청에 따라 관련 내용을 심사하여 추가 연장 여부를 결정
  • 상환 유예기간 중에는 소정의 금리(연 5%)를 납부하고 채무원금 상환기간 중의 이자는 채무원금을 분할상환기간 내 전액 상환하는 경우 면제 가능
미취업 청년층

2004년 12월 31일 기준 만 29세 이하의 미취업자로서 다음의 기준에 해당하는 채무자

  • 2004년 12월 31일 현재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자로서 졸업 후 취업이 되지 않아 학자금 대출 등을 연체중인 자
  • 2004년 12월 31일 현재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자로서 신용불량자 등록 당시 미성년자(만 19세 이하)였고 신청일 현재 학생이거나 실업상태인 자
  • 2004년 12월 31일 현재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자로서 신청일 현재 병역법에 의한 의무 군복무 중이거나 6개월 내 입대 예정인 자. 신청일 현재 전역자의 경우 상기 1항의 기준을 적용
  • 2004년 12월 31일 현재 부모의 금융채무 등에 보증을 하였으나, 부모가 상환능력이 없어 보증채무 이행부담을 지고 있는 자
지원내용
  • 최장 2년까지 채무상환을 유예할 수 있으며, 유예기간 종료 후 최장 8년 동안 분할상환
  • 상환 유예기간은 매 6개월마다 본인의 연장신청에 따라 관련 내용을 심사하여 추가 연장 여부를 결정
  • 군복무자의 경우에는 별도의 유예기간 연장신청 없이 전역 시점까지 유예하고, 전역 후에는 취업 시까지 6개월 단위로 최장 2년까지 채무상환을 유예
  • 상환 유예기간 중의 발생이자 및 채무원금 상환기간 중의 이자는 채무원금을 분할상환기간 내 전액 상환하는 경우 면제 가능
신청기간

2005년 4월 1일부터 6개월간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2004년 12월 31일 현재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중

  • 신용불량정보에 등록된 채무자는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에 방문하여 채무조정을 신청
    - 신청시기는 약 1개월 후(2005년 4월 말경) 한국자산관리공사 홈페이지를 통하여 확인 가능
  • 신용불량정보에 등록되지 않은 채무자는 신용회복위원회에 채무조정을 신청
    - 2005년 4월 1일부터 신청접수업무 개시
지원내용
  • 신용회복위원회: 조정된 채무 원금을 최장 10년 동안 장기분할 상환
  •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에서 벗어날 때까지 채무상환을 유예한 후 수급자에서 벗어나면 채무원금을 10년 동안 장기분할 상환
신용관리교육
  •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및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채무조정을 받은 신청인은 신용회복위원회의 신용관리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
신청기간

신용회복위원회 : 2005년 4월 1일부터 6개월간

자산관리공사를 통한 신용회복지원제도

자산관리공사를 통한 신용회복지원제도
지원 대상자

2005년 3월 23일 현재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해 지정된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중 전국은행연합회에 신용불량정보가 등록된 자로써,

  • 기준일: 2005년 3월 23일
  •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요건 갖춘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이하 '기초수급자'라 함)
  • 은행, 여신전문회사(카드사, 할부금융사), 상호저축은행, 농협(단위조합 포함), 수협(단위조합 포함),보험회사(보증보험 포함), 새마을금고, 신협, 신탁회사, 증권회사, 증권금융회사, 중개회사, 자산관리공사, 유동화전문회사 등 기초수급자의 신용회복지원 및 대출채권 양도, 양수를 채권금융기관 협약에 가입된 채권금융기관에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자
  • 전국은행연합회의 「신용정보관리규약」(2005년 4월 28일 개정시행이전 규약기준)에서 규정하는신용불량정보가 등록된 자
신용회복지원 내용
원금 상환유예
  • 신청 채무자가 기초수급자 지위를 유지하는 동안 원금 상환 유예
  • 기초 수급자에서 벗어난 경우에는 소득 등 심사를 거쳐 최장 10년 내에서 무이자 분할 상환
이자의 면제
  • 양도일까지 발생한 이자, 연체이자와 양도일 이후 발생한 이자는 면제
  • 자격 상실에 따라 원금 채무를 장기 분할상환하는 경우에도 이자 미부과
상담소 위치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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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부명 전화번호 지부정보 (주소/위치 안내)
역삼본관 02-1588-3570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814
부산지사 051-860-8000 부산광역시 연구 거제3동 581-1
광주지사 062-231-3000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5가 183
대전지사 042-601-5163 대전광역시 둔산동 1264
대구지사 053-760-5000 대구광역시 수성구 중동 179
인천지사 032-509-1500 인천광역시 부평구 부평동 202-1
전주지사 063-230-1700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1가 1280-11
창원지사 055-269-8071 경상남도 창원시 중앙동 94-3
강릉지사 033-640-3434 강원도 강릉시 임당동 139
청주지사 043-279-2400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사직동 235-14

법원의 개인채무자 회생제도 및 파산제도

법원의 개인채무자 회생제도 및 파산제도

각종 신용회복지원제도를 통해서 신용회복이 어려운 경우에는 법원의 개인채무자회생 제도 또는 파산제도를 이용하세요.
개인채무자회생제도는 2004년 9월 중에 실시할 예정이며, 파산제도는 이미 시행 중에 있어 언제든지 신청이 가능합니다.

개인채무자회생제도
빚이 15억원(담보채권 10억원, 무담보채권 5억원 이내)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대법원 규칙으로 정한 금액 이하의 빚이 있는 급여소득자 또는 영업소득자는 모든 빚(사채 포함)에 대해서 신용불량등록 여부와 상관없이 신청할 수 있습니다. 8년 이내의 상환기간으로 채무자가 정한 상환계획(요건: 채무자가 상환할 금액이 채무자 보유재산을 현재 처분해서 회수할 수 있는 금액보다 많을 것)을 법원에 제출하면 법원의 인가를 받아 확정되고 채무자가 상환계획대로 상환하게 되면 나머지 빚은 탕감됩니다.
파산제도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법원에 파산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채무자에게 파산원인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파산선고를 받게 되며 채무자의 총재산을 모든 채권자에게 공평하게 나누어 주게 됩니다.
파산선고 뒤 채무자는 법원에 더 이상 채무를 갚지 않도록 허가해 달라는 면책신청을 할 수 있으며, 허가를 받아 결정이 되면 조세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책임을 면하게 됩니다. 그러나 파산선고와 면책은 엄격한 기준에 의해 결정되므로 신청시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신중하게 신청 여부를 정하여야 합니다.
파산선고 후 면책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에는 여러 가지 제한이 있어 정상적인 사회활동이 어려워집니다.
개인파산 사실은 전국은행연합회 등 신용정보집중기관 등에 상당기간 보관됨에 따라 향후 신용카드 발급, 대출신청 등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채권추심업무 처리절차 안내

저희 교보생명보험(주)는 연체안내 및 채권추심업무를 '에이앤디신용정보(주)'에 위탁하고 있습니다.
채권추심 행위는 채무자 앞으로 채권추심 수임사실 통지 이후, 다음과 같이 이루어집니다.
채권추심 업무진행과 관련하여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에이앤디신용정보(주) CS팀 (전화번호 : 3705-4013, 4017) 및 담당자에게 연락하여 주시면 친절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 '채무변제촉구문' 등의 우편물을 발송하여 채무상환을 요구하게 되고, 채무변제 불이행시 불이익(연체정보 등록에 따른 금융거래 제한 등)에 대한 안내를 하게 됩니다.
  • 우편물과 별도로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채무상환을 요구하게 되며, 채무 불이행시 불이익에 대한 안내를 하게 됩니다.
  • 우편물이나 전화 또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한 채무상환 요구에도 불구하고 변제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귀하와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에는 우편물이나 전화 또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방문추심’에 관한 사전 안내를 한 후 채무상환 요구나 소재파악 또는 재산조사 등을 위해 자택이나 근무지, 기타 소재지에 대한 방문을 할 수 있습니다.
  • 상당기간 채무변제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우편물이나 전화 또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채권자 또는 채권자협의회에 의한 채무금액 강제회수에 관한 법적조치(가압류신청, 지급명령신청, 강제경매신청 등) 예고통보를 할 수 있으며, 이에 불구하고 변제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법원으로부터 집행권원을 부여받아 강제집행을 통한 채권 회수를 하게 됩니다. 그 밖에도 채권자 또는 채권자협의회에 의하여 법원에 재산관계명시 신청이나 채무불이행등록 신청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저희 교보생명보험(주)는 연체안내 및 채권추심업무를 '에이앤디신용정보(주)'에 위탁하고 있습니다.
채권추심 과정에서 아래와 같은 사실이 발생할 경우 에이앤디신용정보(주) CS팀 (전화번호: 02-3705-4013, 4017)으로 연락주시면 적극 도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채권추심자의 신분이 의심스러울 경우
  • 채권추심자가 방문, 전화 등으로 처음 접촉해 올 때는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증표(사원증 또는 신용정보업종사원증)를 제시토록 요구하고, 이를 제시하지 못하거나 사진 미부착·훼손 등 신원이 의심스러운 경우 소속회사나 신용정보협회*에 재직 여부 등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또한 채권추심자가 검찰·법원 등 사법당국을 사칭하거나 법무사, 법원집행관, 법원집행관대리 등의 사실과 다른 직함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예시) 채권추심자가 법률담당관, 법원집행관, 소송대리인 등으로 허위 기재한 명함을 사용하거나 이들 명의로 독촉장을 발송
추심채권이 추심제한요건에 해당할 경우
  • 본인의 채무가 추심제한요건*에 해당되는지를 확인하고 추심제한 대상인 경우 채권추심자에게 서면으로 추심중단을 요청(전화로 요청 시 통화내용 녹음)하시고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증빙자료를 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예시) 채무부존재 소송이 제기된 채권에 대해 채권추심
채권추심 제한대상이란?
  • 판결 등에 따라 권원이 인정되지 않은 민사채권
  • 채무자가 채권소멸시효 완성에 따라 추심중단을 요청한 경우
  •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한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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